영화, K드라마 리뷰 / / 2024. 5. 1. 03:28

《토르: 러브 앤 썬더》 — 사랑과 상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신

러브앤썬더 포스터

 

영화 《토르: 러브 앤 썬더》는 크리스 헴스워스와 나탈리 포트만이 다시 만난 MCU 판타지 액션 영화입니다. 사랑과 상실, 인간적인 외로움, 그리고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아가는 토르의 감정 변화를 중심으로 줄거리, 캐릭터, OST, 액션, 연출과 메시지까지 깊이 있게 정리했습니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보고 “너무 가볍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누군가는 “생각보다 슬픈 영화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상하게도 둘 다 맞는 말처럼 느껴집니다.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처음 보면 굉장히 시끄럽고 화려합니다.
락 음악이 터지고, 염소는 계속 비명을 지르고, 토르는 농담을 던기며 우주를 날아다닙니다.

그런데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묘하게 마음 한쪽이 조용해집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결국 “상실 이후에도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특히 MCU 안에서 가장 많은 것을 잃어온 인물 중 하나였던 토르가 이번 작품에서는 처음으로 자신의 외로움과 공허함을 제대로 마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생각보다 훨씬 인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보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신들의 전쟁보다, 한 사람이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아가는 이야기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영화적 배경 — 가장 유쾌한 방식으로 가장 슬픈 이야기를 꺼내다

《토르: 러브 앤 썬더》는 Thor: Love and Thunder 의 네 번째 솔로 영화이자, MCU 페이즈 4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감독은 전작 《토르: 라그나로크》를 연출했던 Taika Waititi 가 다시 맡았습니다.

사실 《라그나로크》 이후 토르 시리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초기의 토르 영화들이 북유럽 신화와 왕위 계승 같은 고전 판타지 느낌에 가까웠다면, 이후부터는 훨씬 유머러스하고 감각적인 우주 판타지 스타일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은 그 분위기를 더 극단적으로 밀어붙입니다.

강렬한 색감.
1980년대 록 음악.
과장된 코미디.
만화 같은 액션.

처음에는 거의 패러디 영화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그렇게 밝고 시끄러운 분위기 안에 굉장히 무거운 감정들이 숨어 있다는 점입니다.

영화 속 주요 인물들은 거의 모두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입니다.
토르는 가족과 세계를 잃었고, 제인은 자신의 삶을 잃어가고 있으며, 고르는 딸과 신에 대한 믿음을 동시에 잃어버립니다.

즉 이 영화는 사실 굉장히 슬픈 이야기입니다.

다만 그 슬픔을 정면으로 보여주기보다, 계속 웃음과 농담으로 덮어버리려 합니다.
마치 힘든 사람이 괜히 더 밝게 행동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점이 꽤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람도 정말 힘들 때 오히려 더 웃으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괜찮은 척하려고 괜히 농담을 더 많이 하기도 합니다.

《토르: 러브 앤 썬더》 역시 그런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MCU 안에서도 “신”이라는 존재를 꽤 인간적으로 바라봅니다.
완벽하고 위대한 존재가 아니라, 외롭고 흔들리고 후회하는 존재로 그려냅니다.

그래서 보다 보면 거대한 세계관보다 인물들의 감정이 더 오래 남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생각보다 현실적입니다.

누군가를 잃은 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는 감정.
다시 사랑하는 게 두려운 감정.
혼자 남겨졌다는 공허함.

영화는 화려한 우주 판타지 속에서 계속 그런 감정을 보여줍니다.

이상하게도 그래서 더 인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줄거리와 감정선 — 토르는 왜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으려 했을까

이번 작품의 중심에는 토르의 감정 변화가 있습니다.

영화 초반 토르는 여전히 강합니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고, 적들을 손쉽게 무너뜨립니다.
겉으로 보면 이전보다 훨씬 여유롭고 유쾌해 보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계속 공허해 보입니다.

그는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합니다.
우주를 떠돌며 싸우고, 웃고, 농담을 던지지만 정작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르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특히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의 토르는 이전 MCU 시절과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예전의 토르는 왕이 되길 원했고, 세상을 지키려 했고,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는 너무 많은 걸 잃어버렸습니다.

오딘.
로키.
헤임달.
아스가르드.

심지어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제인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Natalie Portman 이 연기한 제인 포스터는 이번 영화의 핵심 감정축입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그녀는 단순한 재회용 캐릭터가 아닙니다.

그녀 역시 무너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특히 영화는 제인의 병을 굉장히 조용하게 보여줍니다.
억지로 눈물을 유도하지도 않고, 과하게 비극적으로 끌고 가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담담합니다.

그래서 더 슬펐습니다.

병원 장면들은 유독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거대한 우주 전쟁보다 병실 안 침묵이 더 무겁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토르와 제인이 대화하는 장면들이 액션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둘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습니다.

그 어색함이 이상하게 현실적입니다.

보고 있으면 예전에 소중했던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의 감정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반갑지만 동시에 조심스럽고, 이미 변해버린 시간을 느끼게 되는 그런 감정 말입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의 로맨스는 단순한 재회가 아닙니다.

“사랑 이후에도 사람은 다시 살아갈 수 있는가”에 더 가까운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 감정을 꽤 오래 붙잡고 갑니다.

웃기다가도 갑자기 조용해집니다.
시끄럽다가도 문득 허전해집니다.

그 리듬이 묘했습니다.

 

등장인물 해석 — 모두가 무언가를 잃어버린 사람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등장인물 대부분이 상실을 안고 살아간다는 점이었습니다.

토르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세계를 잃었습니다.
제인은 자신의 시간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르는 딸과 믿음을 동시에 잃어버린 인물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의외로 “상실 이후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특히 Christian Bale 이 연기한 고르는 MCU 빌런 중에서도 꽤 독특합니다.

보통 MCU 악당들은 권력이나 지배욕 때문에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고르는 다릅니다.

그는 절망 때문에 무너진 사람입니다.

딸을 잃고, 신에게 버림받았다고 느끼고, 결국 세상 전체를 증오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건 영화가 고르를 완전히 악으로만 그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의 분노가 어느 정도 이해되도록 만듭니다.

왜 신들은 인간을 외면하는가.
왜 믿음은 항상 보답받지 못하는가.

영화는 계속 그런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흑백 세계 장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굉장히 독특합니다.
색을 거의 제거한 공간 안에서 인물들의 감정만 남겨두는데, 그 차가운 공기가 꽤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가 정말 인상적입니다.

과하게 소리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눈빛만으로 무너진 감정을 보여줍니다.

묘하게 무섭고, 동시에 안쓰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고르가 단순한 빌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상실 때문에 방향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토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계속 웃고 있지만 사실은 굉장히 외로운 상태입니다.

특히 영화 중간중간 보이는 토르의 표정들이 이상하게 오래 남습니다.
농담 직후 아주 잠깐 멍해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 짧은 침묵 안에서 공허함이 느껴집니다.

생각해보면 이번 영화는 신들의 이야기인데도 너무 인간적입니다.

누군가는 사랑을 잃고,
누군가는 삶을 잃고,
누군가는 믿음을 잃습니다.

그래서 거대한 우주 판타지인데도 이상하게 현실 감정과 연결됩니다.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 — 결국 사랑 이후에도 살아갈 수 있는가

《토르: 러브 앤 썬더》가 끝까지 이야기하는 건 결국 사랑과 상실입니다.

영화는 계속 묻습니다.

누군가를 정말 사랑했다면,
그 사람이 사라진 뒤에도 다시 살아갈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은 토르뿐 아니라 거의 모든 인물에게 연결됩니다.

제인은 자신의 마지막 시간을 받아들여야 하고, 고르는 딸을 잃은 뒤 무너져버렸으며, 토르는 사랑했던 사람들과 세계를 모두 잃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핵심 감정은 “전쟁”보다 “상실 이후의 공허함”에 더 가깝습니다.

흥미로운 건 영화가 그 무거운 감정을 너무 심각하게만 끌고 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계속 웃기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 유머가 조금 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호불호도 굉장히 갈렸습니다.

진지한 장면 직후 갑자기 농담이 나오는 연출 때문에 감정 몰입이 깨졌다고 느낀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그 어색함이 현실적이었습니다.

사람도 정말 힘들 때 이상하게 더 웃으려고 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하는 감정.

영화 전체가 그런 분위기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면 영화는 아주 단순한 메시지를 남깁니다.

사랑은 언젠가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삶까지 끝나는 건 아니다.

토르는 결국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습니다.

그 과정이 거창하지 않아서 더 좋았습니다.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아니라,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려는 사람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MCU 영화 중에서 이렇게 감정 자체를 중심에 둔 작품은 의외로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완벽한 영화는 아니어도 이상하게 오래 남았습니다.

 

연출·음악·분위기 분석 — 록 콘서트처럼 움직이는 마블 판타지

이번 영화는 비주얼 스타일이 굉장히 강합니다.

화면 색감부터 음악까지 전부 과장되어 있습니다.

거대한 우주 공간은 네온처럼 빛나고, 액션 장면은 거의 뮤직비디오처럼 연출됩니다.

특히 Guns N' Roses 음악이 등장하는 순간들은 영화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버립니다.

록 음악과 번개 액션이 함께 터지는 장면들은 정말 콘서트 같은 느낌이 납니다.

그리고 토르라는 캐릭터와도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거칠고 화려하고 시끄러운 에너지.

그런데 그 안에는 계속 외로움이 남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흑백 세계 액션 장면이었습니다.

색을 거의 제거한 공간에서 번개만 강하게 빛나는 연출은 MCU 안에서도 꽤 독특한 비주얼처럼 느껴졌습니다.

순간적으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극장 안도 이상하게 조용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다들 액션을 보고 있는데 분위기는 오히려 공포 영화처럼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은 카메라 움직임도 굉장히 만화적입니다.

과장된 슬로우 모션, 갑작스럽게 확대되는 표정 연출, 우스꽝스러운 타이밍까지 전부 의도적으로 리듬감을 만듭니다.

그래서 어떤 장면은 진지한데도 웃기고, 어떤 장면은 웃긴데도 묘하게 슬픕니다.

그 감정의 온도 차가 독특합니다.

다만 이 스타일이 모든 사람에게 맞는 건 아닙니다.

특히 진지한 MCU 톤을 좋아했던 관객들에게는 너무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는 끊임없이 농담을 던집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유머가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반대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감정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저는 그 과한 유머 뒤에 숨겨진 공허함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웃기는데 슬픈 영화.

이번 작품은 딱 그런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오래 남는 장면과 개인적 감상 — 결국 토르는 다시 살아가기 시작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도 계속 떠오르는 장면이 몇 개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병실 장면입니다.

거대한 전투도 아니고, 화려한 CG도 아닙니다.
그냥 조용한 공간 안에서 토르와 제인이 대화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장면이 가장 인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특히 토르가 평소처럼 농담을 던지다가도 순간적으로 표정이 굳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그 짧은 침묵이 꽤 오래 남았습니다.

생각해보면 토르는 MCU 안에서 계속 싸워온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혼자 남겨진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역시 인상적입니다.

거대한 승리보다도 “다시 살아가기로 한 사람”의 이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영화가 끝난 뒤 묘하게 멍해집니다.

액션 영화인데 이상하게 여운이 남습니다.

물론 완벽한 영화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유머가 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고, 감정 흐름이 갑자기 끊긴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생각납니다.

아마 이 영화가 결국 사랑과 상실이라는 너무 인간적인 감정을 다루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
그리고 그 사람 없이 다시 살아가야 한다는 감정.

생각해보면 그건 신이든 인간이든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토르: 러브 앤 썬더》는 거대한 우주 판타지인데도 이상하게 현실적인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토르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진짜 인간에 가까워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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