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K드라마 리뷰 / / 2024. 4. 17. 03:55

영화 《존 윅: 챕터 4》- 자유를 원했던 남자는 왜 끝까지 싸워야 했을까

존윅 포스터

 

영화 《존 윅: 챕터 4》 리뷰. 키아누 리브스 주연,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액션 영화로 존 윅 세계관과 하이 테이블의 규칙, 폭력의 반복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한 남자의 처절한 싸움을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화려한 액션과 인간의 피로, 외로움, 운명에 대한 감정을 함께 담아낸 작품입니다.

 

사람은 언제 가장 지쳐 보일까.

모든 걸 잃었을 때일까.
아니면 끝없이 싸우는데도 삶이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때일까.

《존 윅: 챕터 4》를 보고 극장을 나오던 날, 이상하게 머릿속에 오래 남았던 건 화려한 총격 장면보다 키아누 리브스의 얼굴이었다. 수많은 적을 쓰러뜨리는 장면보다도, 잠깐 숨을 고르는 순간의 피로한 눈빛이 더 오래 기억났다.

생각해보면 이 시리즈는 단순한 액션 영화가 아니다.

처음에는 복수극처럼 시작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 남자가 다시 총을 드는 이야기.
하지만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존 윅》은 점점 더 이상한 방향으로 깊어졌다. 액션은 화려해졌는데 감정은 더 우울해졌고, 세계관은 커졌는데 존 윅이라는 사람은 오히려 더 외로워졌다.

그리고 《챕터 4》는 그 감정을 가장 극단적으로 밀어붙인다.

이 영화에서 존 윅은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자유를 원한다. 더 이상 누군가를 죽이지 않고 살아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유를 얻기 위해 그는 다시 가장 폭력적인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보다 보면 묘하게 마음이 무거워진다.

왜냐하면 영화 속 이야기가 아주 먼 판타지처럼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도 사람은 종종 끝나지 않는 싸움 속에서 살아간다. 먹고살기 위해 버티고, 관계를 지키기 위해 참아내고, 과거에서 도망치기 위해 또 다른 상처를 만든다.

《존 윅: 챕터 4》는 총을 든 킬러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결국 인간의 피로와 자유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영화적 배경 - 《존 윅》 시리즈는 어떻게 하나의 세계가 되었을까

《존 윅》 시리즈는 원래 지금처럼 거대한 프랜차이즈가 될 분위기는 아니었다. 2014년에 처음 등장했던 1편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였다. 은퇴했던 킬러가 사랑하는 아내의 마지막 선물마저 빼앗긴 뒤 복수를 시작한다는 이야기.

그런데 이 단순한 설정이 관객들에게 강하게 남았던 이유는 액션의 방식 때문이었다.

당시 많은 액션 영화들이 빠른 편집으로 속도감을 만들고 있었다면, 《존 윅》은 반대로 배우의 움직임을 길게 보여줬다. 총격과 격투를 끊어버리는 대신 하나의 흐름처럼 연결했다. 이른바 ‘건푸(Gun-Fu)’ 스타일이라 불리는 연출은 액션 영화 팬들에게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원래 스턴트 업계에서 오래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래서인지 액션을 단순히 화려하게 찍기보다, 몸의 움직임과 공간의 흐름 자체를 설계하는 데 굉장히 집요하다.

《챕터 4》에서는 그 특징이 거의 정점까지 올라간다.

오사카 컨티넨탈 전투 장면만 봐도 그렇다. 유리와 네온 조명이 가득한 공간 안에서 총격과 칼싸움이 이어지는데, 카메라는 그 움직임을 급하게 잘라내지 않는다. 덕분에 관객은 실제로 공간 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감각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이번 작품은 세계관 확장이 굉장히 강하다.

뉴욕, 오사카, 베를린, 파리까지 이어지는 공간 이동은 단순한 관광 수준이 아니다. 각 도시마다 암살자들의 규칙과 문화가 다르게 존재하고, 컨티넨탈 호텔이라는 시스템도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이 설정이 재미있는 이유는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설득력이 있다는 점이다.

금화 하나로 모든 거래가 이루어지고, 피의 맹세가 절대적인 규칙이 되며, 하이 테이블이라는 조직이 세계 전체를 움직인다. 말 그대로 비현실적인 세계인데도 묘하게 현실 조직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 세계는 점점 더 무섭게 보인다.

처음에는 멋있다.
세련되어 보이고, 규칙이 명확해 보인다.
하지만 결국 그 질서는 사람을 자유롭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을 끝없이 묶어둔다.

존 윅은 바로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너무 깊이 들어와 버렸다. 누구보다 강하고, 누구보다 유명하며, 누구보다 많은 피를 흘렸다.

그래서 더 비극적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강한 킬러의 액션”이 아니라, 자신이 속했던 세계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줄거리와 감정선 - 존 윅은 왜 자유를 위해 다시 총을 들었을까

《존 윅: 챕터 4》의 줄거리는 겉으로 보면 단순하다.

존 윅은 하이 테이블에게서 완전히 자유로워지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하이 테이블은 그런 선택을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그는 다시 전 세계 킬러들의 표적이 되고, 살아남기 위해 싸워야 한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중요한 건 사건 자체가 아니라 존 윅의 감정 상태라는 걸 느끼게 된다.

그는 이미 너무 지쳐 있다.

1편의 존 윅에게는 아직 분노가 있었다.
2편에서는 복수심과 자존심이 남아 있었다.
3편에서는 살아남겠다는 본능이 강했다.

그런데 《챕터 4》의 존 윅은 조금 다르다.

그는 계속 싸우지만, 어딘가 체념한 사람처럼 보인다. 마치 자기 운명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 같다. 총을 쏘고 적을 쓰러뜨리면서도 얼굴에는 승리감보다 피로가 더 많이 남아 있다.

이 감정이 영화 전체를 굉장히 쓸쓸하게 만든다.

특히 인상적인 건 계단 장면이다.

힘들게 정상 가까이 올라갔다가 다시 굴러떨어지는 순간. 극장 안에서도 묘하게 탄식이 흘러나왔던 기억이 난다. 액션 장면인데 이상하게 웃기지도, 통쾌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너무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사람도 살다 보면 그런 순간이 있다.
거의 다 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무너질 때.
겨우 버텼는데 또 처음부터 올라가야 할 때.

존 윅은 그 계단을 다시 오른다.

그 장면은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이 인물의 삶 전체처럼 보인다. 계속 올라가지만 끝내 쉬지 못하는 사람. 자유를 향해 가고 있는데도 계속 피를 흘려야 하는 사람.

그래서 이 영화의 액션은 단순히 멋있기만 하지 않다.

보다 보면 점점 피로가 느껴진다.

존 윅은 계속 맞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난다. 영화는 그 반복을 굉장히 길게 보여준다.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반복이 이 영화의 핵심 감정처럼 보인다.

폭력은 끝나지 않는다.
한 번 들어온 세계는 쉽게 사람을 놓아주지 않는다.

그리고 존 윅은 그 안에서 마지막까지 자기 존엄을 지키려고 싸운다.

그게 이 영화를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 이상으로 보이게 만든다.

등장인물 해석 - 강한 사람일수록 더 외로워 보이는 이유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존 윅은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점점 더 말이 없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감정은 더 잘 느껴진다.

그 이유는 키아누 리브스가 이 캐릭터를 대사보다 몸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걸음걸이, 숨소리, 잠깐 멈추는 순간의 표정 같은 아주 작은 움직임들이 존 윅의 감정을 설명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그 피로감이 굉장히 강하다.

그는 여전히 전설적인 킬러다.
수많은 적을 혼자 상대하고 살아남는다.
거의 신화 같은 존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인간적으로 지쳐 있다.

이 두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존 윅이라는 캐릭터가 오래 남는다.

만약 그가 단순히 무적의 킬러였다면 시리즈는 이렇게 사랑받지 못했을 것이다. 관객은 강한 사람보다 상처 입은 사람에게 더 감정을 느끼게 되니까.

이번 작품에서 특히 흥미로운 인물은 케인이다. 도니 옌이 연기한 케인은 시각장애를 가진 킬러지만, 영화 안에서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보여주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존 윅과 싸워야 하지만 동시에 존 윅을 이해한다.

둘 다 자유롭지 못하다.
둘 다 시스템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움직인다.
둘 다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폭력을 선택한다.

그래서 둘의 관계는 단순한 적대감보다 훨씬 복잡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영화 속 빌런인 그라몽 후작 역시 흥미롭다. 그는 단순히 잔인한 악당이라기보다, 시스템 그 자체처럼 보인다. 감정보다 규칙과 권력을 우선하고, 인간보다 질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현실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규칙을 위해 사람을 버리는 사람들.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성을 지우는 사람들.

《존 윅: 챕터 4》는 그런 구조를 굉장히 화려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이 영화는 킬러 이야기인데도 이상하게 현실 조직 사회의 피로감과 닮아 있다.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 - 자유는 왜 이렇게 비싼 대가를 요구할까

《존 윅: 챕터 4》를 보다 보면 계속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사람은 정말 자기 과거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존 윅은 계속 자유를 원한다고 말한다.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아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자유를 얻기 위해 또다시 사람들을 죽여야 한다.

이 모순이 영화 전체를 움직인다.

생각해보면 현실도 비슷하다.

사람은 새로운 삶을 원하면서도 과거의 선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관계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상처도 그렇다. 잊고 싶어도 쉽게 끝나지 않는다.

《존 윅》 시리즈는 그 감정을 극단적인 액션 세계로 표현한 작품처럼 보인다.

하이 테이블은 단순한 악당 조직이 아니다.
거대한 시스템이다.

한 번 들어오면 빠져나가기 어렵고, 규칙은 절대적이며, 개인의 감정보다 질서가 우선된다.

존 윅은 그 시스템에 맞서 싸우지만, 동시에 그 시스템이 만든 전설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슬프다.

그는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이고, 자유를 원하지만 폭력 안에서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다.

이 영화가 묘하게 우울한 이유도 여기 있다.

아무리 싸워도 완전히 깨끗해질 수 없는 세계.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상처를 남겨야 하는 구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액션의 통쾌함보다 이상한 허무함이 남는다.

정말 자유는 존재하는 걸까.
사람은 과거를 완전히 끊어낼 수 있을까.
아니면 끝까지 자기 이름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걸까.

《존 윅: 챕터 4》는 그 질문을 아주 화려한 액션 안에 숨겨놓는다.

그래서 어떤 장면은 멋있는데도 동시에 슬프다.

이상하게 말이다.

연출·음악·분위기 분석 - 왜 이 영화의 액션은 거의 예술처럼 느껴질까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거의 집착에 가까운 수준까지 올라간다.

특히 공간 활용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오사카 컨티넨탈은 네온과 유리 구조를 이용해 차갑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만든다. 파리 개선문 장면은 도시 전체를 거대한 전장처럼 사용한다. 차량들이 미친 듯이 달리는 원형 교차로 한복판에서 존 윅은 계속 걸어간다.

그 장면은 이상하게 꿈처럼 보인다.

현실 같지 않은데 묘하게 긴장감이 있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가장 놀라웠던 건 탑뷰 액션 장면이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총격전을 보여주는데, 거의 게임 화면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단순한 장난 같은 연출이 아니라 굉장히 정교하게 계산되어 있다.

총알의 방향, 공간 이동, 조명의 흐름까지 전부 설계된 느낌이다.

액션 영화인데도 미술 작품처럼 보이는 순간들이 있다.

음악 역시 중요하다.

《존 윅》 시리즈 특유의 전자음악과 묵직한 비트는 액션의 리듬을 강하게 끌어올린다. 그런데 음악이 과하게 감정을 밀어붙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차갑게 거리를 유지하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영화의 분위기가 더 외롭게 느껴진다.

특히 조명 사용이 인상적이다.

붉은 조명과 어두운 그림자가 반복되는데, 그 색감 자체가 존 윅의 감정처럼 느껴진다. 뜨겁지만 차갑고, 화려하지만 피곤하다.

보다 보면 액션보다 공간의 분위기가 더 기억날 때가 있다.

그리고 그게 이 영화의 힘이다.

단순히 싸움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싸움 안의 감정을 공간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존 윅: 챕터 4》는 폭력적인 영화인데도 이상하게 아름답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편안한 종류가 아니다.

조금 슬프고,
조금 공허하고,
조금 지쳐 있다.

오래 남는 장면과 개인적 감상 — 결국 기억나는 건 존 윅의 얼굴이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이상하게 몇 장면이 계속 떠올랐다.

특히 계단 장면.
그리고 마지막 결투 장면.

사실 액션 영화에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 흔하지 않다. 보통은 “멋있었다” 정도로 끝난다.

그런데 《존 윅: 챕터 4》는 조금 달랐다.

보다 보면 점점 존 윅이라는 사람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는 계속 강해야 한다.
계속 살아남아야 한다.
계속 전설이어야 한다.

하지만 정작 그는 너무 지쳐 있다.

그 얼굴이 계속 기억난다.

키아누 리브스는 이번 작품에서 거의 말을 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그 침묵이 더 크게 느껴진다. 숨을 고르는 순간이나, 잠깐 멈춰 서 있는 장면들이 오히려 총격보다 더 강하게 남는다.

극장 안도 묘하게 조용했던 기억이 난다.

다들 액션 장면에서는 집중하고 있었는데, 존 윅이 잠깐 숨 쉬는 순간마다 이상하게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마치 관객들도 함께 피로를 느끼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결국 한 사람의 소진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너무 오래 싸운 사람.
너무 오래 버틴 사람.
그리고 자기 삶을 되찾고 싶지만 이미 너무 멀리 와버린 사람.

그래서 마지막까지 보고 나면 통쾌함보다 여운이 더 크게 남는다.

《존 윅: 챕터 4》는 분명 화려한 액션 영화다.
하지만 동시에 시리즈 중 가장 우울한 작품이기도 하다.

폭력은 계속 반복되고,
전설은 사람을 쉬게 만들지 않으며,
자유는 생각보다 훨씬 비싼 대가를 요구한다.

그리고 존 윅은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간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도 그 뒷모습이 오래 남는다.

마무리

《존 윅: 챕터 4》는 단순히 액션의 스케일만 커진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한 남자가 자기 삶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멀리 걸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총격과 격투, 화려한 연출 속에서도 영화가 계속 붙잡고 있는 건 결국 인간의 피로와 외로움이다.

존 윅은 누구보다 강하다.
그런데 누구보다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이상하게 슬프다.

보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람은 정말 과거를 끊어내고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걸까.
아니면 끝까지 자기 이름의 무게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걸까.

《존 윅: 챕터 4》는 그 질문을 총성과 침묵 사이에서 아주 길게 남겨두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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